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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시장분석 및 투자

상법 개정 자화자찬하던 정치인들, 솔리다임 상장 논란엔 왜 조용한가?

by 머니프리 2026. 10. 12.

솔직히 이번 솔리다임 상장 논란을 보면서 화가 난다.

상법 개정이 추진될 때는 주주 보호, 기업지배구조 개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말이 쏟아졌다. 주주를 무시하는 기업 관행을 바꾸고, 일반주주의 권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정작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 상장 추진을 둘러싸고 중복상장과 기존 주주가치 문제가 논란이 되자, 내가 보기에는 정치권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가 충분히 눈에 띄지 않는다.

상법 개정으로 주주 보호를 강조했던 정치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주주 보호를 외칠 때는 적극적으로 나서다가, 실제로 논란이 되는 사안 앞에서는 왜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설명하는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가?

물론 솔리다임 사안이 전형적인 국내 쪼개기 상장과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존 주주가치에 대한 질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주주 보호를 제도 개혁의 성과로 내세웠다면, 이제는 논란이 되는 사안에 그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답할 차례다.

목차


1. 상법 개정 때는 그렇게 주주 보호를 외치더니

2026년 7월 법무부는 개정 상법의 순차 시행을 알리며 상장회사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자본시장 개혁과 주주 보호는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2026년 3월 공식 브리핑에서 중복상장 문제와 저PBR 개선 등을 언급하며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주주 보호가 정말 중요한 원칙이라면, 정치적으로 유리할 때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논란이 발생했을 때도 일관되게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상법 개정의 취지를 홍보하는 것과 실제 기업의 의사결정이 기존 주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따져보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법을 개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주주 보호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논란이 발생하면 그 법의 취지와 실제 적용 범위를 확인하고, 제도적 공백이 있다면 추가 대책이 필요한지도 살펴야 한다.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법을 통과시킨 뒤 성과를 홍보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시장에서 실제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그 결과에 책임 있게 답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2. 솔리다임 상장,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SSD 사업을 인수하면서 확보한 미국 사업이다. 최근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이 보도되면서 기존 SK하이닉스 주주가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미국에서 상장한다는 사실이 아니다.

솔리다임의 가치가 상장 과정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이 누구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며,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에게는 어떤 효과가 발생하는가?

이 질문에 구체적인 답이 필요하다.

상장으로 솔리다임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새롭게 평가되고, 조달 자금이 사업 확대와 실적 개선에 활용된다면 SK하이닉스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시장 분석은 솔리다임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과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을 강조한다.

반대로 지분 구조와 자금 사용 방식, 계열사 간 거래 조건에 따라 기존 주주가 우려할 만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상장을 무조건 악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투자 유치와 기업가치 상승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우려를 일축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자료와 투명한 설명이다. 상장으로 누가 이익을 얻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와 의사결정 권한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검증해야 한다.

3. 쪼개기 상장을 막겠다는 취지와 실제 논란은 별개인가?

상법 개정과 중복상장 규제는 같은 문제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구분해야 한다.

상법 개정에는 이사의 의무와 주주 보호 등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여러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고 상법 개정만으로 모든 형태의 자회사 상장이 일률적으로 금지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중복상장 심사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제도와 구체적인 적용 기준도 살펴봐야 한다.

또한 솔리다임은 기존 국내 상장기업의 사업부를 단순히 떼어내 새 회사를 만든 전형적인 사례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인수한 해외 사업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쪼개기 상장과 똑같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 사안이 기존의 쪼개기 상장과 다르다면 무엇이 다른지, 현행 제도상 어떤 심사를 받는지, 기존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어떤 장치를 마련할 것인지 설명하면 된다.

반대로 현행 규정만으로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면 어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지 논의할 수도 있다.

법적으로 다른 사안이라는 설명은 가능하다. 하지만 그 설명이 기존 주주들의 우려를 검증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4. 거대 여당은 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답하지 않는가?

내가 답답하게 느끼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개혁을 강조했던 정치권이라면,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제기되는 사안에서 적어도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 솔리다임 상장이 SK하이닉스의 기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어디에 사용될 예정인가?
  • 상장 이후에도 SK하이닉스 주주가 솔리다임의 성장에 따른 가치를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가?
  • 계열사 간 거래와 지식재산권 사용 조건은 공정하게 정해지는가?
  • 기존 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가?

이 질문들은 특정 정당을 공격하기 위한 질문이 아니다. 주주 보호를 중요한 정책 목표로 내세운 정치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질문이다.

정치권이 이 문제를 이미 검토하고 있다면 그 내용을 공개하면 된다.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면 왜 검토하지 않았는지 설명하면 된다. 솔리다임 상장이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면 그 근거를 제시하면 된다.

반대로 실제로 주주 보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밝히면 된다.

내가 요구하는 것은 무조건 상장을 막으라는 선언이 아니다.

주주 보호를 강조한 만큼, 논란이 발생한 뒤에도 그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공개적으로 설명하라는 것이다.

5. 호남 반도체 투자 때문이라는 의심, 사실로 단정할 수 있을까?

최근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호남권 반도체 관련 논의가 함께 거론되면서, 정치권이 이런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이유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나 역시 정치권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면 그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여기서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특정 지역의 반도체 투자 계획과 솔리다임 상장 논란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여당이 지역 투자 문제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그러한 정치적 동기가 실제로 작용했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의혹은 의혹으로 남겨야 한다.

그렇다고 의문 자체를 제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도 아니다.

오히려 정치권이 침묵하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더 명확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상법 개정으로 주주 보호를 강조했던 정치인들은 솔리다임 상장 논란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그리고 기존 주주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이 질문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과 실제 행동을 확인하는 것이, 근거가 부족한 동기를 추측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비판이 될 수 있다.

6. 주주 보호를 말한 정치인들에게 묻는다

나는 솔리다임 상장이 반드시 잘못된 선택이라고 단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기업에는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이 필요할 수 있고, 해외 상장을 통해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이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상장으로 기업가치가 더 투명하게 평가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장점이 있다면 기존 주주가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부담도 함께 공개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그동안 주주 보호와 상법 개정을 강조했던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 솔리다임 상장 추진이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가?
  • 이 사안이 기존의 쪼개기 상장과 다르다고 판단한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 상장 과정에서 주주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는 무엇인가?
  • 현행 제도가 충분하지 않다면 추가적인 규제나 보완책을 검토할 의향이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이 정치권의 역할이다.

주주 보호를 말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실제 기업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서 그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설명하는 일은 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공개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상법 개정이 성과라면, 그 성과는 논란이 생겼을 때도 주주 보호 원칙이 작동하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법을 개정했다는 사실을 자랑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법과 제도가 실제 주주들에게 어떤 보호를 제공하는지 보여 주는 일이다.

개인 투자자가 기업의 공시와 실적을 확인하고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와 주주 보호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정치권에도 정책의 일관성과 설명 책임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솔리다임 상장을 무조건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결론부터 내릴 것이 아니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기존 주주가치에 어떤 영향이 생기는지 따져보자.

그리고 주주 보호를 강조했던 정치인들에게도 묻자.

지금 이 논란에서, 당신들이 말했던 주주 보호 원칙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


참고 자료

※ 이 글은 공개된 보도와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주주 보호 및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의견 글입니다. 솔리다임 상장 여부와 그에 따른 주주가치 영향은 확정된 결과와 전망을 구분해 판단해야 합니다. 특정 정치인의 침묵 이유나 정치적 동기는 확인된 근거 없이 단정하지 않습니다.